올해 한국교회 최우선 과제는 ‘공공성 회복’

추천 : 0  |  비추천 : 0  작성자: 관리자  |  2016-01-09 12:58

한국교회는 갈수록 공공성을 상실하고 있다. 국민들은 교회를 우리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라 생각하기보다는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집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결국 개신교에 대한 공신력 약화를 불러오고 있다.


이는 수많은 설문조사들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 한국교회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교인 수의 감소가 아니라 교회가 공공성을 상실한 채 사회적 신뢰를 잃어버리고 있는 점이다.


한국교회의 공신력 약화는 교회의 활동이 공공성을 상실한 것이 원인이다. 더 이상 교회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공공의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과거 사회적 현안에 적극 대처하며 사회적인 존경을 한 몸에 받았던 것과는 완전 딴판이다.


오늘날 교회는 교세 확장과 화려한 교회 건물 건축, 교권 다툼 등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세상과는 두꺼운 벽을 쌓고 자기들만의 세상에 함몰돼 있는 것이다. 선교 초기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호흡하던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교회는 자신들의 이해관계에만 따라 움직일 뿐, 공공의 선을 위한 노력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다.


따라서 교회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에 한국교회의 미래가 걸려 있다. 교회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공성 회복이 최우선 과제이다. 올해 한국교회는 교회 공공성을 회복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교회의 게토화를 우려한다


 흔히 교회를 ‘신앙공동체’라 말한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는 초대교회가 가지고 있던 교회의 공동체적 요소를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오늘날 교회는 큰 범주에서 같은 기독교 신앙일 뿐, 교단과 교파 또는 진보, 보수 노선을 따라 첨예한 갈등을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교회는 이 땅에 전파된 지 100여년 만에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80-90년대 교회의 부흥은 세계 교회사에 전례가 없을 정도로 놀라운 것이었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 양적 성장 이면에 숨겨진 부작용과 피로감은 제대로 여물지 않은 한국교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교회는 겉으로는 양적으로 팽창했으나 속으로는 질적 성숙을 이루지 못했다. 그로 인한 여파는 고스란히 오늘 한국교회의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교회가 질보다는 수와 양에 치중하여 교인 수 확장, 건물 확대, 재정 확대에 치중하면서, 공동체로서의 교회관과 자기 정체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교회의 공동체성이 점점 희박해지는 실정에 이르렀다. 심지어는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조차 스스로의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교회라는 공동체는 신앙이라는 토대 위에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공동의 의식과 공동의 생활양식을 통해 결속감이 증대된 사회 집단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교회라는 공동체가 외부와 단절된 채, 안으로의 결속에만 집중한다면 이는 ‘끼리끼리’ 집단과 다름없다. 공공성과는 아무 관계가 없이 게토화 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학자들은 영성이 봉사 및 지원 활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영성이 우리 사회의 도전 속에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영성이 개인의 사사로운 공간 속으로 깊이 은거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 공동체 안에서 훈련된 기독교인이라면 교회 밖에서도 일반인들과는 다른 도덕성 곧 더 엄격한 도덕 기준에 따라 일반인들의 삶의 양식과는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회를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야 할 삶의 무대로 여기며 자신의 신앙을 공공 영역에서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과 가족의 울타리를 넘어서 공공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토론하며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참다운 그리스도인은 참 이웃, 참 시민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교회가 이러한 기독 시민을 길러낼 수 있을 때에라야 교회는 사회 속에서 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선교 초기 공공 공간의 역할 회복해야


한국교회가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공공 교회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기독교인 모두가 기독교 시민으로서의 삶을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 또한 하나의 조직으로서의 교회 역시 공공의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한국교회 선교 초기에는 개종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기독교인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고 찬송을 부르고 성경을 공부하며 설교를 들었던 동네 가옥의 사랑방이 교회의 역할을 하였다. 교회에서는 남녀와 신분의 차별이 없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토론회가 활성화되었으며 교회에 속한 교인은 공공의 공간에 참여하는 자를 뜻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이와 같은 기독교 시민으로서의 직분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신앙과 삶은 철저하게 분리되어 자신의 신앙이 삶의 영역에서 기독교 정신에 따라 실천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는 공간은 그 자체의 논리와 기제에 따라 작동하고 있으며, 여기에 기독교 신앙은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의 공공성 회복을 위해서는 먼저 의식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제까지 한국교회는 교회와 사회의 관계에 대해서 지나치게 이원론식 사고방식을 견지해 왔다. 곧 교회 안에서의 생활에 일차의 중요성을 부여하고 일상생활의 영역에 대해서는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아, “죄악이 가득하고 썩어 없어질 세상”으로 치부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이원론식 사고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사회생활에 올바른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여 기독교인들을 분리주의자 또는 배타주의자로 만들어 버린다. 따라서 교회 안에서의 삶에만 높은 가치를 부여할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요구되는 엄격한 윤리 기준을 모든 기독교인들의 사회생활에도 확대하여 적용해야만 한다. 교회에서는 세속 사회의 모든 활동에 대하여 기독교의 가치를 부여하고 기독교인들이 따라야 하는 윤리적인 지침을 마련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강단에서 전해지는 목회자의 설교도 공공성을 지닌 설교가 되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종교의 사사화 경향은 설교의 주제를 개인의 안위와 행복, 마음의 평안에 대한 내용으로 축소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사회에서 종교 활동은 사회활동의 근거가 되기보다는 자신의 입신출세나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수단이 되어버렸다.


교회의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사사로운 영역에 속하는 주제들보다도 사회 공공의 영역에 속하는 주제들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회 구성원들에게 정치나 경제 또는 사회 다른 분야에 대한 공공의 문제들에 대하여 기독교 관점에서 접근하는 설교가 제시되어야 한다.


△바람직한 사회 참여 절실


 교회가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바람직한 사회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교회는 사회와 소통하고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 한국 교회는 오랫동안 정교 분리의 원칙을 내세우며 정치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유보해 왔다. 교회의 현실 참여는 공공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어떤 사회 운동이나 사회에 대한 의사표현도 단순히 자기 집단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다른 사회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실제적으로 교회가 바람직한 사회 참여를 하기 위해서는 교회 조직과 구조가 재정비되어야 하며, 특히 교회의 재정 지출이 공공성을 띄어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의 예산 구조는 어떠한가? 대다수 한국교회는 예산의 대부분을 교회 내부 활동과 교회 관리 및 유지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교회 본연의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선교에 대한 예산마저도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사회를 위한 봉사활동비는 5%를 훨씬 밑돌아 교회의 활동이 공공성을 구현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이것은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어 교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함으로써, 교회 안팎으로부터 권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또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못하게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교회는 일차적으로 예배공동체의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사회 속에 존재하는 시민공동체이기도 하다. 하나의 의례행위로서 예배에 참여하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실천 윤리의 행동 지향성이 삶의 무대인 사회생활에서 표출되어 나타나야 한다. 특히 한국 교회는 개교회 내부 결속력은 강하지만, 다른 교회와의 협력이나 지역사회에서의 연계 활동은 부족하므로 이에 대한 노력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교회가 지니고 있는 물질과 제도 자원이 지역사회를 위해 효과 있게 활용될 뿐만 아니라 교회 구성원들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뜻을 같이 하는 다른 교회나 시민 단체들과 협력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시민공동체가 활성화되고 지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게 되고 사회로부터의 공신력도 회복하게 될 것이다. 올해에는 한국교회가 기독교적 가치를 사회 속에서 구현하고 교회 공공성을 회복하기를 소망한다.



<발췌 : 기독교한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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