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한기총 복귀 사실상 물 건너가

추천 : 0  |  비추천 : 0  작성자: 관리자  |  2016-08-23 13:10

 

한기총으로 재입성하기 위해 지난 100회기 총회에서 한기총복귀추진위원회까지 구성해 의욕적으로 나선 예장 합동총회의 한기총 복귀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한기총복귀추진위원회(위원장 김영남 목사·이하 복귀위)’가 교단 내부적인 반대를 무릅쓰면서까지 ‘제101회 총회보고를 위한 류광수 목사 다락방 이단성 검증 공청회’를 18일 총회회관 2층 여전도회관에서 끝내 강행했고, ‘류광수 목사의 이단해제의 명분이 없기에 한기총 복귀도 어렵다’는 결론을 냈기 때문.

당초 이날 공청회는 당사자인 류광수 목사가 참여해 허심탄회하게 소신을 밝힐 예정이었다. 또 문제가 있다면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고치겠다는 입장도 내비칠 의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동 교단 이대위와 신학부 등의 반대가 극심해지자, 그동안 한기총 복귀를 강력히(?) 추진했던 복귀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어쩔 수 없이 ‘류 목사에게 참여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 불참할 것을 종용했다. 결국 이날 공청회는 당사자인 류 목사에게는 어떠한 소명의 기회도 주지 않은 채 반쪽짜리 공청회로 열렸다. 그저 류 목사의 이단성을 재확인한 자리나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현장에는 동 교단 전국 노회장들과 서기, 예장 개혁교단 인사 등과 교계 언론들의 열띤 취재열기가 더해졌다. 말하지 않았지만 한기총과 한교연, 그리고 타교단들도 마른 침을 삼키고 지켜봤다.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파장은 무시할 수 없으며, 그로 인한 교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컸기 때문이다.

많은 관심 속에 시작된 공청회는 역시나 ‘반쪽짜리 공청회’라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현장에서는 일방적으로 류 목사의 이단성을 재확인하는 목소리만 나왔다. 류 목사의 불참으로 반쪽짜리 공청회가 되면서, 진땀을 흘린 것은 해당 공청회를 준비한 복귀위였다. 일각에서 공청회 자체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더욱 힘든 상황이었다.

결국 의도와 달리 공청회가 흘러가자 복귀위는 먼저 이번 공청회가 열리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항간에 의혹으로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 답변했다.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한 안전장치였다.

공청회를 연 것과 관련해서 요약하자면 ‘지난 100회 총회 때 한기총 복귀를 위해 구성된 복귀위가 총회의 명(?)대로 추진하던 중 가장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류 목사와 관련, 한기총의 이단해제 경위와 정당성, 혹은 신학적 입장을 청취해 101회 총회에 보고하기 위함’이다.

복귀위는 더불어 공청회 시작 전부터 교단 내부적인 반발이 거세 곤욕을 치렀기에, 공청회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거듭했다. 특히 류 목사의 이단해제를 위한 자리가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복귀위는 개인의 이단에 대해 해제하거나 해제건의를 하는 어떠한 권한도 없으며, 이는 전적으로 총회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항간에 이대위와 다툼을 벌이고 있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과 총회의 어떠한 지시도 없이 독단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도 절대 아니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에 복귀위는 “지난 100회 총회에서 우리에게 한기총 복귀를 추진하라고 전권이 주어졌다”며, “절차적으로도 이미 임원회에서 허락을 받았고, 공청회는 어디까지나 101회 총회 보고를 위한 것으로, 우리는 이단해제를 위한 그 어떠한 권한도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또한 “이 공청회는 다락방이 한기총에 가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한기총 가입에 대한 정당성이 있는지 없는지만 확인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단 해제 명분 없어

복귀위의 이와 같은 취지 설명과 해명에도 현장 분위기는 냉담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공청회의 정확한 의도가 분명치 않았다. 단순히 한기총의 이단해제 과정을 살펴보기 위한 자리였다는 취지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더욱이 류 목사가 공청회에 스스로 참석할 뻔 했을 정도니, 엄밀히 이단재검증 자리였던 셈이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문병호 교수(총신대 조직신학)와 오창록 교수(광신대 조직신학), 김지호 교수(칼빈대 조직신학) 등 3명도 이러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아무래도 민감한 사안이라 공청회에 아무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과 다르게 현장에 모습을 보인 이들은 이른바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답만 하면 돼)’였다. 이미 과거 홍재철 목사 시절 한기총으로부터 무더기로 소송이 걸렸던 적이 있던 신학교수들이었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입장이었다. 오히려 이들에게 류 목사와 관련된 입장을 묻는 복귀위의 처사가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린 것이다.

첫 번째로 나선 문병호 교수는 우선 불과 10일전에 공청회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아무런 연구한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불쑥 요청해온 것을 문제 삼았다. 또 공청회의 명칭이 플랜카드에 걸린 ‘류광수 다락방 재심청원에 관한 공청회’인지, 순서지에 나온 ‘류광수 다락방 관련 공청회’인지 명확히 해줄 것을 요청했다. 만일 재심청원의 자리라면 신학자로서 아무런 입장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에서다. 그러면서 문 교수는 오직 당위성만을 생각해서 준비했다며 ‘다락방 이단, 현 단계에서 어떤 재론의 여지도 명분도 없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합동측이 1996년 청주에서 개최된 제81회 총회에서 다락방전도운동을 비성경적이며 이단성이 있다고 결의했으며 이후 재확인을 거쳐 요지부동한 입장을 고수해 왔다는 주장이다. 또 통합과 고신, 기감, 기성, 합신, 고려, 개혁, 기침 등에서 아직 이단해제를 하지 않았기에 사사로이 다뤄서는 안되고, 총회 결의 자체에 대해서 총회 외에 그 적법성을 문제 삼아서는 안된다고 단언했다.

특히 문 교수는 “한기총을 탈퇴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가 한기총이 다락방 이단과 여타 다른 이단을 회원으로 허입하려고 했기 때문”이라며, “다락방 이단을 재론할 어떤 여지도 명분도 없으며, 재심을 입에 담아서는 더욱 안된다”고 분명히 했다.

이에 복귀위 서기 김상윤 목사는 “한국교회 대교단 행사인데 신학자로서 묻는 질문에 대답을 잘해주길 바란다”면서, “준비해온 입장문에도 정치적인 것들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어 유감스럽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패널인 오창록 교수는 “문 교수의 입장과 큰 차이는 없다”고 전제한 뒤 “지금까지 한기총은 이단문제에 대해 신뢰할 수 없는 어정쩡한 모습을 보여왔는데, 한기총에서 보내온 검증서가 무슨 필요가 있겠냐”며 반문했다.

김지호 교수는 “한기총에서 보내온 것을 보면 그들 스스로 이단을 해제할 권한이 없음을 인정하고 있으며, 그 와중에 류 목사가 속해 있는 개혁총회가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류 목사의 이단해제를 결정했다고 하니 말이 되지 않는다”며, 한기총을 신뢰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결국 패널들은 이번 공청회가 이단재심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고 극구 말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 류 목사의 이단성을 재확인하는 자리로 만들어 버렸다.

복귀위 무책임 행동 지적

이를 두고 현장에서는 찬반의 목소리가 높았다. 정작 당사자인 류 목사가 없음에도 교단 내부적인 다툼이 진행된 것이다. 이단이냐 아니냐보다, 절차에 맞느냐 맞지 않느냐를 두고 서로의 날을 세웠다.

일부는 공청회 자체를 두고 100회 총회에서 류 목사에 대한 재심청원 자체를 통과시킨 적이 없다는 주장으로 불법을 외쳤고, 반대로 100회 총회에서 한기총 복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들에게 전권을 주었으니, 그 과정 중에 류 목사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총회 결의의 딜레마를 주장하기도 했다. 100회 총회 때 이 건을 신학부로 돌리지 않고, 한기총 복귀 추진위로 돌렸기에 그 정당성은 복귀위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들 주장의 핵심이다.

지난 2004년 교단이 다락방 영입 위원회를 구성해서 1년간 활동하지 않았느냐는 주장도 터져 나왔다. 또 한기총에서 보내온 자료가 자꾸 개혁측의 입장이라는데, 당시 신학위원으로 참여했다는 한 목회자는 자신이 한 것을 왜 돌리냐며 이는 자신을 모욕하는 처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입장은 한기총으로 굳이 복귀하기 위해 이단해제를 단행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또 치리권한은 무조건 총회에 있기에 여기서 논하는 것은 아무런 효력이 없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

어찌되었든 이번 공청회는 이득보다 실이 많은 자리였다. 복귀위의 무책임한 행동이었음은 분명하다. 당초 계획대로 여론이 나빠도 류 목사를 초청해 직접 입장을 듣거나, 혹은 공청회 자체를 아예 취소했어야 했다. 이는 장자교단으로서, 대교단으로서 격에 맞지 않은 행태를 보인 셈이다. 앞으로 복귀위가 무엇을 어떻게 보고할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교단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 놀림거리가 되었다는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발췌 : 기독교한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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