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이중직’ 허용 목소리 갈수록 커진다

추천 : 0  |  비추천 : 1  작성자: 관리자  |  2016-09-22 21:29

 

목회자 이중직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최근 예장합동측 설문조사에서는 57.2%가 찬성하는 목소리를 냈으며, 목회사회학 연구소가 초교파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73.9%가 찬성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기독교목회자협의회 설문조사에서도 55%가 찬성의견을 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목회자 이중직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최근 예장 고려개혁 총회에서는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총회의 입장을 묻는 헌의안도 올라왔다. 총회 현장에서 적지 않은 목회자 이중직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성급하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1년간 연구하고 차기 총회에서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지만, 이제는 목회자 이중직은 시대적인 요청으로 더 이상 미룰 수만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현재 한국교회 각 교단의 이중직 허용에 대해서는 제각각이다.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한국침례회,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이중직을 허용(예산 3천만원 미만)하고 있지만, 대다수 교단은 이중직을 불허하고 있다. 구세군, 기성, 예성, 고신, 합동, 합신 등이 이중직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허용 목소리가 갈수록 커져가는 것이다.

 

한국교회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새롭게 교회를 개척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현실이다. 목회지의 수보다 많은 훨씬 많은 예비 목회자들이 매년 배출되면서 부푼 꿈을 안고 개척교회를 시작하는 목사들이 많지만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대부분의 개척교회가 미자립교회에 머물고 있다. 이렇다보니 많은 목회자들이 목회시작과 더불어 경제적인 곤란에 봉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개척교회 목회자들은 생계가 어려워지면 보통 사모부터 일을 시키다가 아내의 건강이 나빠지면 결국 자신도 직업전선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대리운전기사, 택배 물류센터, 과외교사, 한약관리, NGO 사무, 문화센터, 공공근로, 퀵서비스, 우유-녹즙 배달 등 정규직으로 일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총회와 노회, 교인들의 눈에 띄지 않으려 밤새 일하거나 새벽에 일을 하다 보니 체력에 한계를 느끼거나 건강이 나빠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재 대부분의 교단은 목회자의 겸직을 금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목회자 가정의 생계를 교단이 책임져 주지도 않으면서 금지조항만 만들어 놓은 셈이다. 따라서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이 교회의 사례비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형편이 아닌 만큼, 각 교단이 유지하고 있는 겸직 금지조항을 해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 이상 목회자들을 사지로 내몰지 말고 떳떳하게 일하면서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겸직 금지조항이 있는 상태에서 기껏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생존을 위해 큰 교회를 찾아다니며 후원 요청을 하는 길이 대부분인데, 이는 자립보다 의존에 물드는 현상을 초래하고 결국은 자립교회로 가거나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높다.

 

한국에 많은 대형교회들이 생겨나고 물질만능주의에 물들어 주체할 수 없는 돈으로 인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증대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가족의 생계비가 없어 대리운전과 우유배달을 하는 목회자가 공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미자립교회는 전체 한국교회 중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한국교회 양극화 심화를 논하기 이전에 미자립교회 목회자의 경제적 곤란과 생계유지 어려움에 대해 각 교단이 이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목회자 이중직 금지를 허용할 필요성이 증대될 수밖에 없다. ‘성직’이라는 이유로 목회자 겸직을 금지한다면 미자립교회 목회자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목회자 겸직을 허용하고, 목회자들에게 맞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목회와 병행할 수 있는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에게 적임인 일자리가 마련돼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학교의 교양강사로 나서거나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것 등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고, 지금도 교회에서 많이 하고 있는 공부방이나 사회복지활동도 좋은 예다. 전업일 경우 더 어려울 수 있으므로, 파트사역으로 생계에 도움이 되면서도 목회가 큰 부담이 없는 일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각 교단들이 목회자들이 목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목회자들의 최저생계비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A교단의 한 개척교회 목회자는 “각 교단들이 교세를 늘리려 목회자들을 많이 배출하고 개척을 장려하지만, 정작 그들의 생존에는 무관심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교단이 그들을 목회자로서 공동체에 편입했다면 삶도 책임져 줌으로써, 목회자로서 자존심을 지키며 살 수 있도록 교단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목회자는 또 “최저생계비 외에 더 큰 문제는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의 노후대책이다. 이렇게 폭발적으로 늘어난 목회자들이 은퇴하게 되면 교단 뿐 아니라 한국교회, 나아가 사회에까지 큰 문제가 될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들의 남은 삶을 진지하게 고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췌 : 기독교한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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