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한교총 출범, 우려 속 태동

추천 : 0  |  비추천 : 0  작성자: 관리자  |  2017-01-10 18:07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합동, 대신(백석),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기독교한국침례회 등 7개 교단을 중심으로 (가칭) 한국교회총연합회(이하 한교총)가 공식 출범한 가운데, 교회협, 한기총, 한교연에 이은 제4의 연합기구 출현으로 분열과 갈등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교총은 지난 9일 정동제일교회에서 출범감사예배를 드리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이날 한교총은 향후 한기총 7.7정관을 기본 틀로 하고, 7.7정관 이전 가입교단을 그대로 인정하고, 이후 가입된 교단들에 대해서는 재심하며, 교단장회의에 참여하는 교단들과 함께 교단 중심의 연합기관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교단들의 상위기관이 아니라 교단들의 연합기관임을 강조하며, 각 교단이 갖고 있는 신학적 정체성과 전통을 그대로 존중하면서, 연합하여 감당해야 할 대국가적, 대사회적 사명과 통일한국의 대업을 중점목표로 삼아 서로 협력해 대처해 가겠다고 했다.

 

한교총은 또 7개 교단의 현직 총회장을 대표자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예장 통합, 합동, 기감 등 3개 교단 현직 총회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7개 교단장으로 상임회장단을 구성하며, 교단장회의 소속 15개 교단장들로 실무회장단을 구성하며, 가입교단 현직 교단장들로 공동회장단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예장 통합 이성희 총회장, 예장 합동 김선규 총회장, 기감 전명구 감독회장이 공동대표를 맡기로 했다.

 

현재까지 참여의사를 밝힌 교단은 15개 교단으로 예장 통합(총회장 이성희 목사), 합동(총회장 김선규 목사), 대신-백석(총회장 이종승 목사), 기침(총회장 유관재 목사), 기감(전명구 감독회장), 개혁(총회장 이승헌 목사), 고신(총회장 배광호 목사), 나사렛(총회장 김영수 감독), 기하성(총회장 이영훈 목사), 기성(총회장 여성삼 목사), 복음교회(총회장 임춘수 목사), 그리스도의교회교역자협(총회장 유흥춘 목사), 그리스도의교회협(총회장 신조광 목사), 합신(총회장 최칠용 목사), 루터회(총회장 김철환 목사) 등이다.

 

그러나 한교총 출범에 대해 교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전체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라는 명분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이러한 명분을 빌미로 또 다른 분열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한국교회는 장로교단만 하더라도 수백여 개로 갈라진 것이 현실이며, 연합기구 역시 교회협, 한기총, 한교연 등으로 사분오열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 기구의 통합이 아닌 교단 중심의 연합체를 만든다는 것은 당초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을 내세웠던 것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한교연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일단은 7개 교단 중심으로 한교총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놓고 한국교회의 95%가 함께 하고 있다며 힘의 논리로 압박하는 것은 한교연과 작은 교단들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교연이 한교총에 흡수(?)될지는 불투명하다. 한교연은 지난 6일 임원회의 및 회원교단(단체)장 및 총무(사무총장) 간담회에서 “한교총 출범은 대형교단 위주의 정치구조를 표방하고 군소교단은 철저히 배재하겠다는 일부 교단들의 갑질”이라고 맹비난했다. 한교총 출범이 과연 진보와 보수를 막론한 전체 한국교회를 아우르는 연합인지, 또 다른 분열을 자초하는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한교연은 “기하성 여의도 순복음 총회를 창설한 조용기 목사는 예장통합으로부터 이단으로 연루되어 있다가 한국교회 앞에 돌이키기로 약속하고 사과하고 이단에서 해제되었다. 그런데 그 교단에 소속된 교회의 목회자들 중에서 상당수가 이단 및 이단 연루자들이 활동하고 있음을 한기총 대표회장은 아는지 모르겠다”며 기하성 여의도 총회와 이영훈 목사, 나아가 조용기 목사에까지 칼끝을 겨누고 있다. 이대로라면 양 기관의 통합은커녕 한교총 출범으로 인해 양 기관의 이단성 시비로까지 문제가 확대될 공산이 크다.

 

  
 

7.7정관에 대해서도 한교연은 “7.7정관의 의의는 대표회장 선거를 놓고 벌어지는 금권선거를 근절하기 위해 교단 규모에 따라 가, 나, 다 군으로 나눈 것에 의미가 있고, 이는 곧 대형교단과 중소교단들의 연합과 평등을 강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런데 한교총이 출범하면서 내건 조직을 보면 예장 통합, 합동, 기감 등 3개 대형교단의 교단장들이 5년간 공동대표를 독식하는 체제로 이는 연합이라는 명분 아래 교세가 크고 돈과 힘이 있는 교단이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가 짙게 깔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한 교육부 인가를 받지 못한 신학교와 이러한 신학교를 가진 교단을 아예 인정하지 않는 것은 각 교단의 정체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오만한 자세이며, 현실적으로 7.7정관 이전의 66개 교단 중 10여 개 교단을 제외하고 대다수가 무인가 군소교단인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연합이 아니라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라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교총이 일단 출범은 했으나 향후 지속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한국교회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단체로 자리매김할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출범식에서 참여의사를 밝힌 교단들이 향후에도 모두 동참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교총은 각 교단의 현직 교단장들이 주도하고 있기는 하지만, 한교총과 같은 연합기구의 가입과 같은 중요 사안은 반드시 총회의 결의를 얻어야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연합기구인 교회협이나 한교연에 소속된 교단의 경우에는 내부적으로 이에 대한 반발이 뒤따를 수 있다. 실질적으로 총회의 결의를 얻기 위해서는 예장 통합과 같은 장로교의 경우 9월 총회까지 기다려야 한다. 예장 통합의 경우 교회협과 한교연에 가입돼 있고, 기감의 경우 교회협에만 가입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교총 가입을 두고 교단 내부 반발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실제로 기감의 경우 지난해 12월 29일 총회실행부위원회에서 한교총 가입인준의 건을 통과시키기는 했지만, 교단 내부에서는 교회협의 주요 회원교단인 기감이 또 다른 연합기구 가입을 공개적 논의절차도 없이 결정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아울러 한교총이 한기총과 한교연이 분열되기 전인 한기총의 2011. 7. 7정관을 따르기로 하고 있어서 기감이 한기총에 가입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지적도 대두된 바 있다.

 

예장 합동의 경우에는 한기총 가입에 대해 101회 총회에서 위임한 사안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연합단체를 결성하고 참여하는 문제는 별개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즉 총회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9월 총회까지 유보하고, 102회 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일각에서는 WCC를 반대해 온 합동교단이 WCC에 동조하는 교단들과 함께할 수 있느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한교총이 의욕적으로 깃발을 내걸었지만, 정작 참여의사를 밝힌 교단은 7개 교단을 포함해 15개 교단에 머물고 있다. 이들 교단들은 대다수가 교단장회의에 이미 속해 있던 교단이다. 교단장회의에 23개 교단이 가입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8개 교단은 동참하지 않은 것이다. 한교총은 한국교회 95%가 함께 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실상은 교단장회의에 속한 교단들조차 하나가 되지 못한 셈이다. 이를 한국교회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한국교회의 연합기구라 포장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한교총이 향후 이 같은 위상을 갖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한교연과 한교연 소속 교단, 나아가서는 기장 교단 등 교회협 소속 교단을 끌어안을 때 가능하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한교총은 친목단체인 기존의 교단장회의가 정치색을 가미한 연합기구의 탈을 뒤집어 쓴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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