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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쇠 물을 마시며
조회 36 추천 0 비추천 0 2017-07-23 23:36 작성자 : 산골어부

고로쇠 물을 마시며

 

우리교회 집사님이 주신 고로쇠 물 두 병을 부지런히 마시고 있습니다. 고로쇠라는 나무는 단풍나무 과의 일종이라고 합니다. 아하, 그래서 그 잎사귀의 모양이 단풍나무의 그것과 거의 같은 것이군요. 그 수액은 달달하고 시원하며 몸에도 좋아서 건강음료로 많이 음용되고 있는데 이제는 동네 수퍼의 진열대에도 정식 등록상품으로 올라가 있는 것을 보면 그 맛과 효능이 인정받은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러한 고로쇠 물 채취를 위하여 일부러 나무를 재배 하는 경우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대부분 이 물을 채취하고자 하는 이들은 제법 높고 험한 산골짜기를 찾아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이겠지요. 어쩌다 인적이 드문 산에서 자기 몸통에 비닐 호스를 꼽고 있는 고로쇠나무들을 만나는 되는 일이 가끔 있습니다. 어떤 나무는 두 개.. 도 꼽고 있고 세 개도 있던가.. 아무튼 그 모습은 마치 아픈 사람의 몸에 링거 선을 꼽아 놓은 것과도 같아서 쩝- 멀찐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사람의 몸에 꽂은 링거 선은 영양을 공급하는 선이지만 고로쇠나무의 경우는 그 속에 들어있는 영양을 빼내는 선이군요.. 이유는 물론 다시 사람들의 몸속으로 들어가기 위하여 즉, 넣어지기 위하여서이지요. 사람들은 , 시원하다. , 맛좋다하면서 잘 들 마시지만 저렇듯 자기 양분을 빼내는 호스들을 줄줄 꼽고 있는 고로쇠나무들을 바라보면 어쩐지 쯧쯧 하는 마음이 됩니다.. 어떤 사람은 그렇게 물을 적당히- 빼 주는 것이 나무들에게도 유익하다고 합니다. 부디 그 말이 맞는 말이기를.. 그러나 사람은 항상 그 적당히-’를 넘어서고야 말지요.

 

나무이름 고로쇠뼈에 이롭다는 뜻의 한자어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하였다라고 하는 설명이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나무에 상처를 내어 흘러내린 즙을 풍당(楓糖)이라 하여 위장병·폐병·신경통·관절염 환자들에게 약수로 마시게 하는데, 즙에는 당류(糖類) 성분이 들어 있다는 설명도 이어지는데 그래서 달콤한 맛이 있는 것이군요. 아무튼 사람의 몸에 유익을 주는 약수(藥水)라는 것이고 그래서 고로쇠 물을 소재나 재료로 하는 축제 같은 것도 있다고 합니다.

 

뼈에 유익을 주는- , 골리(骨利)의 나무()라고 하니- 참 고마운 나무입니다. 그러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을 고통으로 괴롭히고 있는 골다공증에도 효능이 있는 것인지..? 그래요. 꼭 탁월한 효과와 효능이 발견되고 알려져서 고통 받는 많은 이들이 거기에서 해방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러고 보면 나무라고 하는 존재는 사람의 생활은 물론 생명과도 직결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 나무들이 내뿜어 주는 산소를 우리 사람들이 마시며 살아가고 있으니 조금 과장스럽게 말하자면 사람들의 생명이 나무들의 손아귀(!)에 달려있는-’ 형국이군요. 허허. 그래서 나무와 모든 식물들에게 고맙구나 하고 말하게 되는 데 물론 그것들을 지으신 하나님께 가장 큰 감사를 찬양으로 올리게 되지요.

 

세상 모든 나무들은 그렇듯 맑은 산소를 내뿜어 사람과 동물들이 살아가게 하는데 거기에 그치지 않고 열매도 내어주어 먹게 하고 자신의 몸도 내어주어 쩍-- 쪼개지는 것으로 집짓는 재료도 되어주고 또 장작이 되어서 아궁이에도 기꺼이 들어가면서 밥도 짓게 하고 추운 날 온기도 되어주니.. 그야말로 완전하고 온전한 희생입니다. , 왜 나무 같은 식물들뿐이겠습니까.. 소 돼지 닭 같은 동물들도 마찬가지어서 사람을 위하여 고기도 뼈도 그리고 가죽까지도 다 내어주고 자신은 사라지지요.. 그러한 도식으로 보자면- 사람은 동물과 식물들의 자기희생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데..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고 먹이 사슬의 최상위를 점하고 있는 고귀한 존재 인간의 마땅한 권리이고 당연한 행사라고만 생각하기에 거기에서 자연에 대한 횡포의 모양이 나오게 되지요.

 

, 굳이 틀리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과연 고귀한 존재라고 한다면 그만큼 고귀한 모습을 보여야 진정 고귀한 존재입니다. 동물이나 식물들을 향하여 무조건 적으로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는 것으로 사방에 비명소리들이-’ 터져 나오게 하는 무섭고 잔인한 존재가 아니라, 각각의 그들 존재의 존재가치를 인정하고 그것들을 짓밟고 때려잡는-’ 모습이 아니라 보듬고 살펴주는-’ 모습이 되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입니다. 먹지도 말고 재료 삼지도 말라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동물이든 식물이든 그 역시 생명을 가지고 있는 생명체인 만큼, 그리고 사람들의 삶에 절대 필요 유익을 주는 것들인 만큼 그 고귀성에 대하여 존중하여 주는 것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스스로 일컫는- 우리 사람 된 이들을 과연 더욱 고귀한 존재 사람답게 하여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나무와 꽃들과.. 동물들.. 작은 곤충들까지.. 우리는 그들에게 의지해서 살아가고 있다고 보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 우리의 삶의 재료가 되고 자료가 되는 감사한 존재들이지요. 그렇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나에게 돈이 되는 것들-’ 이라는 시각에서 탈피하고 나를 살게 하는 친구들-’이라는 인식으로 전환하여야 할 때라고 봅니다. 그들을 학대하며 마구잡이로 취급하는 모양은- 크게 보아 그리고 길게 보아 결국에는 우리들 자신을 학대한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경험하고 있는 바입니다.. , 미안합니다.

 

주렁주렁 자신의 몸에 꽂혀 있는 비닐 호스들을 통하여 자신의 진액을 뚝-- 떨어뜨리는 것으로 밑에 놓인 커다란 통을 힘들게 채우고 있는 고로쇠나무를 바라보면서 괜히 폼 잡는-’모양으로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생각을 저도 잠시 해보았습니다.

 

산골어부 김홍우 목사 2017-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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