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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터뷰를 누가 좋아 할까나
조회 522 추천 0 비추천 0 2018-12-03 11:27 작성자 : 포청천
교회 내 성폭력 끊이지 않는 이유와 대책은…

채수지 기독교여성상담소 상담소장 인터뷰


11월22일 만민중앙교회 이재록(75) 목사가 신도 8명을 4년여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1심에서 이례적으로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교회 성폭력은 통상 수년간 지속되는 탓에, 교회 내부는 물론 법원에서도 ‘화간’(합의에 따른 성관계)으로 치부되는 사례가 많았다. 20년간 교회 성폭력을 상담해온 기독교여성상담소는 화간이라는 오해에 대해 교회의 특성을 잘 모르는 데서 기인한 주장이라고 짚는다. 본질적으로 목회자가 저지르는 거의 모든 성범죄는 ‘그루밍 성폭력’이며 ‘친족 성폭력’과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한국 사회에서 ‘교회 성폭력’이라는 하나의 사안을 놓고 화간과 친족 성폭력이라는 양극단의 주장이 양립하는 이유는 뭘까? <한겨레21>이 정신분석학과 신학을 두루 연구한 채수지(사진) 기독교여성상담소 소장을 11월26일 서울 서대문에 있는 상담소에서 만나 그 까닭과 함께 해결책을 들어봤다.


한겨레21


한국여신학자협의회 부설 기독교여성상담소는 1998년 이재록 목사 성폭력 문제를 비롯해 교회 내 만연한 성폭력의 근절과 예방을 위해 설립된 이래 교회 성폭력 피해자의 보호와 문제제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만민중앙교회는 기독교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정통 교단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보고 있나요?

교회 성폭력을 이단만의 문제로 치부하면 종교계 성폭력 해결이 어렵습니다. 실제 기독교여성상담소에 접수된 성폭력 사례 중 사이비 종파는 두세 건이고, 나머지는 모두 공인된 교단에서 일어난 사건이었습니다. 정통 교단 안에 위험한 목회자가 있다는 게 더 위험합니다. 이단 교회는 안 가면 그만인데, 신도들이 정통 교단이라 더 믿고 다니니까요. 정통 교단 목사라도 자기 맘대로 성경을 오용해 하나님을 잘못 가르치면서 성폭력을 저지른다면, 그게 바로 이단입니다.

교회 성폭력 문제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요?

기독교여성상담소가 검찰청 범죄 분석 통계를 살펴보니, 2016년 성폭력 범죄 발생 건수는 2만9289건이고, 이 중 3분의 1가량이 종교를 가진 사람이 저질렀습니다. 그중 기독교 성폭력 범죄가 가장 많은데 4131건이었지요. 천주교의 4배, 불교의 1.7배입니다. 2010년부터 2016년 11월까지 ‘전문 직군별 성폭력 범죄 검거 인원수’에 대한 경찰청 범죄 통계를 보면, 전문직 5261명 중 종교인이 681명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성범죄를 가장 많이 저지른 전문직 직업군 1위는 목회자였고요. 기독교여성상담소가 2016년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상담한 사례만 277건입니다. 이 중 60건은 성폭행·성추행·성희롱·스토킹 등으로 교단, 언론, 수사기관 등에 접수됐습니다. 기독교 목회자 수가 많은 영향도 있지만 교회의 특수한 문화도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성범죄 전문직 1위는 목회자



목회자 성범죄가 벌어지기 쉬운 교회의 특수성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교회 성폭력은 종교적·문화적·심리적 문제가 어우러지면서 벌어지는 복합적 현상입니다. 종교인들부터 이 현상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선 종교적 배경인데요, 한국 기독교는 미국의 종교로 들어왔고 근대화나 서구 문명과 동의어입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기독교가 정치권력과 결탁하면서 종교의 본질이 변질된 측면이 있습니다. 내 안의 하나님을 풍성하게 알아가면서 종교적인 초월성이 강조돼야 하는데, 오히려 종교가 현실의 박탈감을 보상하는 권력의 도구나 권력 중독적인 요소로 변질됐습니다. 하나님께 받을 인정을 목회자에게 받게 되고, 하나님께 바쳐야 할 순종을 목회자에게 바치죠. 이렇게 종교적 본질이 전도되면서 목회자에 의한 심리적 지배 현상이 나타납니다.

문화적 특성으로는 남성 중심적 성경 해석과 성차별적인 교회 관습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여성혐오는 고대적 현상으로, 초대 교회 기독교 공동체에도 있었습니다. 생리하는 여성은 더럽기 때문에 제단에 설 수 없다며, 여성한테는 성만찬을 집행하거나 설교할 수 있는 권한을 차단한 것이 대표적이죠. 2003년 임태득 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장(대구 대명교회 당회장) 목사가 “여자가 기저귀 차고 어디 강단에 올라와!”라며 여성에게 목사 안수를 할 수 없다고 발언했을 정도로 여전히 여성혐오가 심각합니다. 여성을 동등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보지 않고 열등한 존재로 보죠. 하와 때문에 아담이 선악과를 따먹었다는 교리를 아직도 곧이곧대로 적용해 여성을 성적인 유혹자, 죄로 이끄는 존재로 보는 경향이 남아 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영감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사람이 쓴 것이 맞지만 가부장적인 시대 배경에서 쓰였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성경이 쓰인 배경을 배우고 이해하는 게 신학이에요. 성도에게도 성경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이게 할 게 아니라 신학을 가르쳐야 해요. 현대 교회가 구약성경 레위기 민수기에서처럼 하나님 말씀을 그대로 좇아 하지 않는 것처럼, 성역할도 성경에 쓰인 문자 그대로가 아니라 시대에 맞게 가르쳐야 합니다.

사랑중독과 성중독의 결합

교회 성폭력을 그루밍 성폭력으로 분류하고 친족 성폭력과 유사하다고 판단하는 건 심리적 특성 때문인가요?

심리적 문제는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에게 있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아버지가 일찍, 혹은 갑자기 돌아가시거나 가정폭력을 행사한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청소년이 아닌 성인 여성도 많은데, 남편과 사이가 안 좋거나 이혼한 분이 대부분이죠. 사실 남편과의 문제도 성장 과정에서 ‘아버지 결핍’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분들은 현실적인 아버지상을 갖지 못하고 오히려 이상적인 아버지를 갈망하게 됩니다. 그 이상적인 아버지를 목회자한테 찾으면서 ‘아버지 전이’라는 게 형성됩니다.

기독교에선 하나님이 아버지인데 마치 목회자한테 인정받는 게 하나님의 인정인 것처럼 느껴지고, 그 과정에서 그루밍 성범죄가 가능해지죠. 교회 성폭력이 친족 성폭력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아버지가 사랑한다고 이야기하는데, 그걸 폭력으로 인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친족 성폭력에서 아버지가 “네가 이 사실을 말하면 우리 집이 망한다”고 하는 것처럼, 목회자가 “너 이거 소문내면 나는 사역을 못하고 교회도 문 닫을 수 있다”고 협박하면 피해자는 입을 다물게 되죠.

목회자 쪽에서 보면, 통상 교회에서 목회자한테 요구되는 이미지가 하나님 아버지상입니다. 그런데 인간이 어떻게 하나님 아버지상을 구현할 수 있겠습니까? 그 때문에 목회자 안에는 쇼맨십이라고도 일컫는 거짓 자기가 있습니다. 진짜 자기와 거짓 자기의 간극이 작을수록 건강한 목회자고 클수록 병리적인 사람이죠. 이 간극이 큰 사람일수록 긴장감을 조절하기 위해 성적 욕구 충족에 강박적으로 몰입할 수 있습니다.

결국 피해자의 사랑중독(애정결핍)과 목회자의 성중독이 결합하면서 교회 성폭력 문제가 생기는 사례가 많습니다. 교회도 신학교도 인간 심리에 대한 이런 기본 이해를 해야 하는데, 한국 신학교는 기능적인 목회자를 양성하는 곳이라 이 점을 간과하죠.

교회 성폭력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데, 교회 혹은 교단의 자정 노력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기독교여성상담소 접수 사례를 보면, 대부분 교회가 사건을 은폐하고 가해자를 조용히 사임 처리했습니다. 교회 내에는 교인들 스스로 성적 문제를 금기시하고 억압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교회 내 성문제에 대해 불순한 생각을 품는 것, 감히 ‘우리 목사님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또 성폭력을 저지르는 목회자는 겉으로는 아주 모범적이고 헌신적으로 목회를 하지만, 이간질과 ‘뒷담화’로 피해자를 철저히 고립시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피해자가 어느 날 갑자기 피해 사실을 고백한들, 피해자만 거짓말쟁이가 됩니다. 다른 신도들은 ‘우리 목사님은 그럴 분이 아니야’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목회자가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걸 성도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요. 그러니까 피해자 뒤에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배후 세력이 있다거나, 이단이라는 주장이 횡행합니다.

교회 공동체가 가해 목사 소송비까지 지원

교회에선 목회자 성폭력 문제를 어떻게 치리(교리를 어긴 교인을 처벌하는 일)해야 할까요?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것 이전에 의식 변화가 선행돼야 합니다. 일단 이 문제를 일반적인 성폭력이 아니라 종교 경험의 틀에서 해석해야 합니다. 교회 성폭력은 목회자·장로·교사 등 교회 지도자와 신도 간의 절대적인 위계 관계, 신뢰 관계에서 일어납니다. 심리적 지배가 일어나는 건데, 교회 내부적으로 이런 그루밍의 특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해요.

그루밍 성범죄가 벌어져도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고, 목사님은 순수한데 여성이 유혹했고 둘이 사랑하다가 문제가 생긴 것처럼 모든 책임을 여성에게 돌립니다. 잘 모르니까 가해자 편을 들고 심지어 목회자의 변호사 선임비까지 교인들이 대주게 되죠. 더러 목회자의 책임을 묻는 경우에도 성경에서 간음하지 말랬는데 둘이 간음했으니 둘 다 똑같이 처벌해야 한다고 여겨요. 그러면서 남자인 목사는 대충 처벌하고 여자한테 손가락질하면서 2차, 3차 가해를 하죠. 성폭력과 간음은 다른 건데 교회에서조차 구분을 못한다고 보면 됩니다. 명백히 교회 공동체 문제인데 개인 문제로 축소하고, 성범죄를 불륜으로 프레임화하는 거죠.

최근 서울의 한 유명 교회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교회에서는 불륜이라고 사과문을 띄웠는데 저희가 상담해보니 전형적인 그루밍 성범죄였어요. 그런데도 교회는 ‘해임했으니 더는 우리 교회와 상관없다’는 태도였어요. 교회 쪽에서 피해자에게 심리상담을 권하기는 했는데, 교회에서 추천한 분이라 피해자가 믿고 상담하기 어려웠죠.

교단 차원에선 성폭력 처벌과 예방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교단 차원에서도 일단 교회 내 성범죄는 거의 그루밍 성범죄라고 전제해야 해요. 그루밍의 전제는 신뢰 관계예요. 목회자는 ‘하나님의 종’이기 때문에 순종해야 한다는 절대적인 믿음인 거죠. 목사님이니까 안심하고 기도 제목을 털어놓고, 믿으니까 혼자 있는 집에 심방(방문해서 살펴봄)도 허락하는 거죠. 그 때문에 목회자에게는 ‘성윤리 기준’ 자체가 아주 높아야 합니다. 성폭력 문제에 목사가 연루되면, 피해자 말에 어느 정도 진실성이 있을 경우 일단 엄하게 치리해야 합니다.

교단에 ‘목사도 실수할 수 있고, 한 번 실수했으니 용서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한데, 이건 실수가 아닙니다. 피해자의 영혼을 살해하는 범죄고 실수가 아니라 성중독이며, 목회를 그만두게 하지 않으면 이런 일을 또 저지를 겁니다. 교회 성폭력을 실수로 보는 교단 내 남성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교단도 이런 특수성을 인정하고 걸맞은 성폭력 관련 교회법을 제정해야 해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은 지난 총회에서 기존 교회 헌법에 ‘성폭력 목사 자격 제한’과 ‘처벌 규정’을 포함했어요. 지난해 4월 우리 상담소와 양해각서(mou)를 쓰고 ‘피해자 보호 우선’ 방침도 발표했죠.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도 9월 총회 때 성폭력대책위원회를 신설하자는 안건이 통과됐습니다.

이재록 목사 판결 의미, 교회가 수용해야

교회 성폭력의 특수성이 있지만 교단의 처벌만으론 부족하고 일반 형사책임도 물어야 하지 않을까요?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사회법으로 정죄하는 데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교단에서 먼저 진상 규명을 해야 하는데, 교단이 해결 능력이 없는 게 문제입니다. 오히려 피해자에게 불리한 쪽으로 상황을 몰아갑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피해자가 증거를 잡고 수사기관에 고소하는 게 최선인데, 그루밍 성범죄는 증거를 잡기가 어렵습니다. 성폭력을 당할 때 피해자들이 ‘내가 성폭력을 당한다’고 생각을 못해요.

피해 기간이 3년, 5년이 넘어가면 경찰에서도 ‘본인도 좋아서 해놓고 왜 이제 와서 피해 주장을 하느냐’ 이렇게 되죠. 사회에서도 종교계 성폭력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심 재판부가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의 범죄 사실을 인정한 건 종교계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법원에서 올바른 판결을 내리면, 교단에서도 사회 흐름을 좇아갈 수밖에 없을 거예요.

목회자들이라면 오랜 세월 신앙을 가졌을 테고 신학도 공부했을 텐데, 어떻게 하나님이 무섭다는 걸 모르고 그런 짓을 저지를 수 있나요?

그 사람들은 하나님을 진정으로 아는 게 아니에요. 하나님을 몰라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거예요. 신앙보다 내 안의 증오와 공격성이 더 큰 사람들입니다. 교회 성폭력 가해자들을 목회자라고 생각하면 안 되고, 성격장애나 성중독자가 목회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해요. 아주 위험한 사람들입니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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