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에 영향력을 펼치는 강한 교회, 청북교회 박재필 목사님 편

추천 : 10  |  비추천 : 0  작성자: 관리자  |  2016-03-11 15:00

한국교회는 여러 가지 문제와 사건으로 인해 그 위상이 나날이 실추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교회공동체가 지역과 이웃에 헌신하여 사회적 인정을 받고 궁극적으로 교회의 신뢰도를 높인다면 교회부흥의 원동력이 될 것이 틀림없다.

목사월드는 이러한 사역에 크게 힘쓰고 있는 <청북교회> 박재필 담임목사님과의 대담을 통해 청북교회의 사역 내용과 함께 한국교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청북교회 박재필 담임목사님)

 

1. 목사님의 목회정신이 담겨진 청북교회 목회비전이 "역사와 이웃에 공헌하는 교회"입니다. 지난해 어버이날에는 지역사회에 대한 헌신과 봉사로 국무총리 표창까지 받았습니다. 이렇듯 청북교회는 "이웃에 공헌하는 교회"로서 지역사회를 위해, 어려운 이웃들에 대해 끊임없는 봉사와 실천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웃에 공헌하는 교회"와 함께 "역사에 공헌하는 교회"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까?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에 다닐 때, 신학을 공부하면서 크게 감동을 주신 분이 본회퍼(D. Bonhoeffer) 목사님이었습니다. 그분의 신학사상들을 배우고, 그분의 책들을 읽으며, 가슴에 각인 시킨 신앙과 사상은 이타적인 교회, 이타적인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나중에 목회를 할 때 저의 목회정신은 여기에 맞추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신대원에 다닐 때 제 나름대로 목회비전을 한 줄로 정리해 본 것이 역사와 이웃에 공헌하는 교회였습니다.

 

저는 신대원 졸업 논문부터 시작해서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공부하는 것까지 모두 기독교윤리학을 전공했습니다. 한국 교회가 미래에도 살아남으려면 세상의 빛이 되고, 소금이 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데, 그 빛이 되고 소금이 된다는 것은 교회가 위치한 곳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살아가는 삶의 자리에서, 그리고 교회가 존재하는 그 시대에, 그리스도인들이 자기가 살고 있는 그 시대에 조금이라도 공헌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목회하는 동안 제게 맡겨주신 교회와 성도들이 이웃과 역사 속에서 제 역할을 하도록 가르치는 일에 전념해 왔습니다. 저희 청북교회가 위치한 지역에서 관이나 지역의 단체들과 협력해서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며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을 도모했는데, 아마 그것이 지역사회에서 인정해 주셔서 국무총리 상이라는 큰 상을 주신 것 같습니다. 제가 받았다기보다는 그렇게 목회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와주신 교회와 성도들 덕분이고, 교회가 받은 상이라고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입니다.

 

(청북교회 사랑의연탄나누기) 

 

 

2. 청북교회 사역의 폭이 굉장히 넓습니다. 작년 11월에 청북교회가 주최하고 장신대 기독교사상과 문화연구원이 주관한 한국교회 위기와 21세기 목회윤리 세미나가 개최되었죠. 발표된 핵심 논지는 "한국교회의 회복은 목회자 윤리회복에 있다"였습니다. 청북교회가 이런 세미나를 주최한 특별한 이유와 의미는 무엇입니까?

 

오늘날 우리 한국 교회를 돌아볼 때, 그 위기가 정말 심각합니다. 세상에서 손가락질 받기도 하고, 복음 전도는 거부되고, 심지어는 교회와 기독교인을 향해서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행위가 호응을 받는 그런 심각한 지경이 되었습니다.

 

우리 한국 사회가 이전부터 갈등 구조가 심각했습니다. 지역갈등, 세대간 갈등, 노사갈등, 계층 간의 갈등, 이념적 대립으로 인한 갈등 구조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말도 못할 만큼 큽니다.

 

이런 갈등하는 구조 속에, 한국 교회도 그 해결책을 제시하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에 편승하는 형편입니다. 세상의 갈등 구조들이 그대로 교회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당회에서 목회자와 장로의 갈등, 리더십이 교체되는 때에 원로목회자와 후임목회자의 갈등, 지역 갈등, 신학적 노선에 대한 갈등, 이념적 갈등 등이 교회 안에도 존재합니다. 이런 갈등이 교회의 힘을 약화시키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 큰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갈등의 중심에 저는 목회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그렇지 않은 부분도 분명히 있고, 이렇게 말하면 다소 억울한 면도 있지만, 교회의 큰 문제는 바로 목회자에게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오늘날 목회자들의 윤리적 소명이 너무 많이 약화되어 있습니다. 교회 재정의 투명성에 대한 불분명한 처리, 대형교회들의 세습 문제, 지나치게 정치지향적인 설교, 지역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언행, 목회보다는 교회정치에 대한 주도권 다툼들이 세상 사람들이 볼 때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입니다.

 

한국 교회가 다시 일어서서 본연의 역할을 감당하고, 다시 부흥을 꿈꾸려면 먼저 목회자들이 하나님 앞에서 바로 서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 방향성을 제시하고, 독려하기 위해서 젊은 목회자들과 앞으로 목회를 꿈꾸는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교회의 회복은 목회자들의 소명의식 회복과 목회자들의 신앙적 윤리 회복에 있다고 믿고 이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3. 작년 10월 어느 종교기관에서 조사한 종교 신뢰도조사에서 교회와 목회자 신뢰도가 추락할 대로 추락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결국 복음전파와 선교에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목사님 생각하시기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엇부터 손을 대야 수습이 가능합니까?

 

저는 기독교 역사에서 편안하고 좋았던 순간은 중세시대 교회가 세속을 지배하던 시대의 유럽 말고는 거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는 초대교회부터 지금까지 항상 외부로부터 박해를 받았고, 도전을 받아왔습니다. 아마 옛날에도 외부에 신뢰도 조사를 맡기면 좋은 결과를 얻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외부의 신뢰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내부의 문제라고 봅니다.

교회는 교회로서의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야 합니다. 하나님 아버지께 예배드리는 일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생명을 구원하기 위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전도하고, 땅끝까지 가서 선교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이단이나 사이비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이런 일들은 남의 눈치, 즉 외부의 시선을 의식해서 할 일이 아니라 우리 본연의 일이고, 본질적인 일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또는 공격적으로) 할 일들입니다.

 

그리고 목회자들이 목회자다운 모습을 보이도록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래야 성도들에게 그리스도인의 삶을 가르칠 수 있습니다. 성도들은 하나님의 말씀, 성경에서 가르치는 주님의 뜻에 부합한 삶을 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성화되는 생활을 말합니다.

 

교회에서 예배드릴 때의 그 모습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서도 나타나야 합니다. 교회 안에 있을 때와 생활의 자리에서 다른 이중적인 모습은 그리스도인의 신뢰를 상실하게 합니다. ‘신앙생활, 생활신앙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신앙과 생활은 분리되지 않습니다.

 

이런 삶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십자가를 지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바르게 가고, 우리가 할 일을 제대로 하면서 신뢰를 구해야지, 해야 할 도리를 하지 않고 세상의 신뢰를 구하면 그들은 우리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비록 박해를 하고, 도전을 하면서도 세상은 언제나 교회를 주시하고, 교회와 그리스도인만이라도 빛과 소금된 삶을 살아주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저는 신뢰도가 문제 아니라 우리의 할 주님의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에 관심이 있습니다.

 

(청북교회가 후원한 한국교회위기와 목회윤리 세미나)

 

 

4. 청북교회가 그동안 10개 이상의 교회를 개척하였고, 목사님께서도 <세계개척선교회 대전지역 이사장>을 역임하셨습니다. 한국 개척교회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계셔서 질문을 드립니다. 1년에 2천개의 교회가 문을 닫습니다. 개척의 시대가  끝났다는 의식이 목회세계에 팽배합니다. 개척교회 현재의 문제와 해결책과 대안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독일의 조직신학자 에밀 브루너(E. Brunner)불을 뜨겁게 타오를 때 불이듯이, 교회는 선교를 할 때 교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교회 본연의 임무는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가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를 세워 생명을 구원하는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교회를 세워가고, 선교하는 일은 주님 오실 때까지 멈추지 말아야 할 사명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개척교회를 세워도 자립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가 직면한 현실입니다. 저희 청북교회는 지난 30년 동안 교회를 분립시키거나 개척하는 일을 해왔고, 현재 14개 교회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창립 60주년 기념으로 15번째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서 목회자를 정했고, 개척의 방향을 정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북교회는 개척을 할 때, 단순히 약간의 지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배처소를 마련하고, 목회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저희 부목사님으로 받던 사례를 그대로 받도록 2년 간 지원합니다. 감사하게도 분립했거나 개척한 교회들은 거의 자립을 했습니다. 다만 특수목적의 교회는 자립이 안 되기 때문에 여전히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개척의 시대가 끝났다고 보지 않습니다. 여전히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패러다임을 바꿔서 해야 한다고 봅니다.

 

첫째, 목회자 개인이 개척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지만 저는 규모가 있는 교회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분립시키거나 충분한 지원을 해서 자립할 수 있도록 받쳐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최근의 동향을 보면, 예배처소가 온전히 갖춰지지 않으면 사람들이 교회를 찾지 않습니다. 그리고 목회자가 생활이 어려우면 목회에 전념하기 어렵습니다. 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목회적인 측면에서 특별한 목적을 갖는 교회, 또는 틈새목회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저희가 개척하려는 교회는 처음 구상할 때부터 특수목적을 가진 교회였습니다.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교회,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교회, 장애를 가진 분들을 위한 교회 등을 놓고 조사를 하고, 적합자를 찾기도 했는데, 결론은 청주 외곽에 노인층과 장애를 가진 분들을 위한 Group Home 형태의 교회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저는 이 일을 준비하면서 저희 당회원들께, 어쩌면 이 일은 실패할지도 모른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잘 되면 좋은 모델이 될 것이고, 잘 안 되면 한국 교회에 왜 안 되었는지에 대한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물론 자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좋은 모델이 되도록 힘쓸 것입니다.

 

 

 

 

5. 개인적인 질문을 드려봅니다. 홍콩한인교회 담임사역자로도 사역하셨습니다. 이민목회를 하셨고 다시 한국으로 오셨습니다. 사연을 들을 수 있을까요?

 

저는 청소년 시절부터 목사가 되려고 서원을 했는데, 목사가 되면 꼭 목회하는 목회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목사가 되면 30대에 담임목사로 나가겠다는 기도제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목사 사역을 7년여 동안 하고, 39세에 홍콩한인교회의 담임목사로 청빙을 받아서 갔습니다.

 

먼저 사역하던 교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늘 조심스럽습니다. 제가 부임하니까 교회가 많이 어지러웠습니다. 교인들 간의 갈등, 법적인 소송의 문제들, 항존직 은퇴 문제로 인한 내분 등 너무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서, 정말 속으로 생각하기를 이런 교회였으면 안 왔다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 교회의 분열로 인해서 홍콩에 한인교회가 여러 개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저를 그곳에 보내셨을 때는 제게 맡기신 사명이 있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하기를 이런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지만 주님께서 저를 필요로 해서 이곳에 보내셨다고 믿고, 이 문제를 잘 해결하고 떠나겠습니다 라고 서원했습니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흘, 닷새, 열흘 이상씩 금식하는 일을 여러 번 했습니다.

 

영적으로 정말 많은 시련이 있었지만 산적했던 문제들이 기적적으로 해결이 되었고, 그 결과로 교회가 크게 부흥하는 역사가 있었습니다. 청년들이 10명 내외에서 80여명으로, 장년 교인들이 120여명에서 230여명 출석으로 부흥을 했습니다. 법적인 문제들과 내부의 문제들이 해결이 되었습니다. 그 과정을 논문으로 정리해서 맥코믹신학교(McCormick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박사 학위(D. Min.)을 받기도 했지요.

 

  교회가 부흥하면서 예배당을 새로 구입해서 확장하고, 교육관을 매입해서 청소년과 청년들을 위한 시설을 새로 하고, 목회가 안정되어 갔습니다. 청소년이었던 자녀들 교육에 대한 만족도도 아주 높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문제 해결되면 떠나겠다는 서원을 까마득하게 잊고 이제 오랫동안 정착할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두어 주 정도 가족들이 미국 여행을 갔었는데, 교회에 돌아오니 대전에 있는 교회에서 많은 전화가 왔었습니다. 저를 청빙하기 위해 만나고 싶다는 제안이었습니다. 저는 순간, 하나님의 부르심(calling)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많이 아쉽고, 섭섭하지만 서원을 기억하셨던 하나님이 그 서원대로 부르신 부름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홍콩한인교회 성도들의 따듯한 환송을 받으면서 그 교회를 떠날 수 있었습니다.

 

비록 3년 정도의 짧은 이민 목회였지만 제게는 큰 은혜였고, 도전이었고, 복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이민자들을 위해서 목회하는 분들의 어려움을 조금은 이해합니다. 그리고 이민을 떠난 성도들의 마음도 조금 이해합니다.

 

홍콩에서의 목회는 경제적으로 꽤 여유 있는 교회였기 때문에 참 많은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공식적으로는 총회파송 선교사 신분이었기 때문에 선교사로서 선교적인 일을 집중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교회에 선교사를 돕는 선교사로서의 비전을 제시했고, 받아들여져서 선교와 관련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말레이시아에 단독으로 선교사 가정을 파송하고, 보루네오 정글지역에 교회를 설립하였습니다. 둘로스호, 선교를 위한 NGO를 비롯한 선교기관과 협력했고, 홍콩의 어려운 사람들과 중국의 구제선교 등을 위해서 많은 기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협력선교를 맺은 선교사님들에 대한 후원은 사실 협력 차원이라기보다는 그분들께는 거의 단독파송 선교사 같은 후원을 하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감격스러웠던 일은 매해 바자회를 개최해서 한국의 소년소녀가장 70명을 정기적으로 후원한 일입니다. 또 교단을 떠나서 한국의 농어촌 지역에 있는 어려운 교회 10여 곳을 후원한 일입니다. 그리고 장신대 학부 과정에 성적은 우수하지만 생활이 어려운 학생에게 전액장학금(+ α, 도서비 등)을 지원한 일입니다. 학교에서 제일 큰 장학금이었는데, 아마 지금도 이 장학금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외 이민교회에서 조국 한국 교회에 대해 관심을 갖고 후원했던 일은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생각해도 대견하다고 자찬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다 그렇게 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 성도들, 제게 마음을 일으키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바울 사도께서 하신 말씀이 그래서 와 닿습니다.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

 

 

6. 포스트모더니즘, 권위해체시대, 다문화시대 앞에 한국교회는 절대절명 풍전등화 같은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문제의식을 느끼고 그에 대한 대안을 세우는 것이 시급합니다. 특별히 교회 청년부에 대한 타격이 가장 크고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청북교회>는 어떠한 대안을 가지고 준비하는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어쩌면 한국 교회의 진짜 위기는 다음세대에 있을 것입니다. 단순히 인구감소라는 인구절벽때문에 맞는 위기가 아닙니다. 교회가 청년과 다음세대를 위해서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이 위기입니다. 어른들을 위해서는 예배당을 짓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고, 주차장을 확보하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경제성이 없는 청년과 다음세대를 위한 투자에는 인색합니다. 돈 먹는 하마 같은 존재라는 인식이랄까요.

 

저는 교회는 경제논리에 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경영은 저비용 고효율을 목표로 하겠지만 하나님의 일은 고비용 저효율감내할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복음을 전도하고, 선교하는 일, 이웃을 구제하는 일, 특히 다음세대를 위한 투자에서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 교회 청년부는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180명 정도 출석하는데, 200명을 넘겨보려고 애를 쓰는데, 쉽지는 않습니다. 지방의 한계가 있습니다. 본 교회 고등부에서 1년에 30명 정도씩 배출하는데, 서울이나 타지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다보니 전도해가며 청년부 부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자체 신앙훈련을 강도 높게 하고 있고, 또 이웃을 위해서 갖는 봉사활동도 자랑할 만합니다. 우리 청년들이 선교지에 나가서 하는 MK 캠프 같은 독특한 단기선교는 감히 말씀드리는데, 선교지에 큰 감동을 줍니다. 목회자인 제가 지켜봐도 감동이 됩니다. 이런 섬김과 훈련들이 성장의 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다음세대를 위해서 갖는 독특한 신앙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농어촌 지역 및 미자립 교회들을 위한 연합여름성경학교를 매해 저희 수양관인 약속의동산에서 갖고 있습니다. 수용인원의 한계 때문에 약 30개 교회 내외, 교사 포함 600명 정도가 참여합니다. 우리 교회의 교회학교만이 아니라 한국 교회를 생각하면서 하는 일인데, 저희 청북교회가 거의 전액의 비용을 대서 합니다. 이 성경학교로 시골 교회에 교회학교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이것이 제일 기쁜 소식입니다.

 

또 토요일 휴무가 시작된 때부터 토요학교인 이머징스쿨(Emerging School)을 합니다. 유아 대상 아기학교, 유치부 대상의 어린이정원, 초등학생 대상의 꿈꾸는 놀이터, 청소년 대상의 레인보우스쿨을 말합니다. 이머징스쿨은 토요일이란 충분한 시간을 활용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문화활동을 하고, 리더십 훈련, 직업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특이한 점은 학기별로 등록금을 받고 하는데, 호응이 좋습니다.

 

우리 교회가 지역의 교회들을 위해서 하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또 있습니다. 가정교회학교라는 활동인데, 자원한 교사들이 사는 지역을 중심으로 청주시내 일원에 약 30개 정도의 성경공부 클럽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이 성경공부 클럽은 꼭 우리 교회로 인도하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그 지역의 어린이들을 전도해서 성경을 가르치고, 가까운 교회로 나가도록 안내도 합니다. 청주의 목사님들에게 우리가 전도한 학생을 보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종종 듣습니다.

 

이번에 총회 교육인적자원부에서 한 사례발표에서 보고되고, 기독공보에도 소개된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 교회가 청주에서 가까운 시골의 한 교회에 교육전도사를 파송해 주었습니다. 우리 교회 청년이면서 신학대학생인 전도사를 우리가 사례비를 지급하고, 그곳에 가서 교회학교를 이루도록 했는데, 목사님 자녀 외에는 없던 교회에 어린이 평균 43명이 출석하는 교회학교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런 지원이 도시의 큰 교회들이 맡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작정 후원금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한국 교회의 다음세대까지 신앙의 대물림을 하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한국 교회가 협력해서 서로 사는 길을 택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최고의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7. 한국교회가 심각한 개교회주의에 빠져 있습니다. 구심적 역할을 할만한 목사님도 드물고 한마디로 한국교회는 좋은 시절이 다 지나갔다 라는 말을 합니다. 목사님께서 생각하시는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 를 위한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능력이 많이 모자라서 제가 맡은 교회 목회하기에도 많이 버거워하는 부족한 목사입니다. 그래서 노회나 총회, 또는 연합사업 같은 대외적인 일에 참여하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우선은 목회하는 일에 전력을 기울이자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다만 노회와 총회에 속한 목사이고, 저희 청북교회가 가진 영향력이랄까, 감당할 의무들이 있으니까 노회나 총회에서 맡긴 일들은 순수하게 충성하며 감당하고 있습니다. 또 선교와 구제사업을 하는 NGO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사실은 연합사업 등에도 지역을 대표해서 참여하도록 많은 요청을 받는데, 제가 많이 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지방의 지역이지만 한 연합기관의 의장도 해보고, 여러 기관들에 관여도 해봤는데, 모일 때마다 느끼는 생각은 소위 교권주의같은 헤게모니를 쥐는 일에 관심들이 많고, 지나치게 정치지향적인 일들이 많았다는 인상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의장을 맡았을 당시에 대선이 있었는데, 세속정치에 대해 교회 연합체가 중립을 지키고 공정하게 바라봐야 하는데, 어느 한쪽으로 편중된 시각을 갖고 일방적으로 몰아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또 사학법 파동으로 시끄러울 때도 비슷했습니다. 그러면서 중립을 지키고 사안별로 우리의 우려를 표명하자는 의견을 내면 마치 깡보수인 것처럼 왜곡시켜버리는 일들을 보았습니다. 그런 부분들이 연합사업에 큰 장애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단에 대한 대처는 교단에 맡겨서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연합기관에서 이단에 대한 규정이나 이단해제 같은 일들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하고 건전한 교단들의 견해를 서로 양보하면서 수용하는 수용의 정신이 있어야 연합운동이 된다고 봅니다.

 

특히 교회의 연합기관은 복음을 전하는 일, 한국 사회를 위해서 같이 기도하는 일, 공적인 예배와 예식을 함께 하는 일들이 우선해야 교회의 연합운동이 가능할 것입니다. 깔뱅은 쯔빙글리를 중심으로 한 취리히파와 루터를 따르는 독일 개혁교회들, 심지어는 잉글랜드 국교회들과도 연합해서 개혁진영의 일치를 이루려고 불철주야 노력을 했는데, 그 중심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우선했습니다.

 

교회가 지켜야 할 본질을 지킬 때 연합이 되지, 자꾸 세속의 정치논리를 따라 하려고 하면 연합은 요원할 뿐입니다. 지도자이신 분들이 먼저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면서 복음주의 정신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8. 마지막으로 <청북교회> 비전, 마스터플랜에 대해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우리 청북교회가 건강하고 건전한 교회의 한 모델이 되었으면 하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목회방향이 역사와 이웃에 공헌하는 교회인데, 그 실천 방안으로 세 가지 작은 방향이 있습니다.

 

1. 평안한 교회 2. 상생하는 교회 3. 윤리적인 교회입니다.

갈등이 만연한 세상과 교회에서 평안을 만들어가는 교회를 지향하고, 남녀노소 세대 간의 상생, 빈부의 차별이 없는 상생, 교회와 지역사회 간의 상생을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교회가 자리 잡고 있는 이 지역에 배고픈 분, 복지 혜택이 미비하여 돌아가시는 어르신이 없는 목회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윤리 기준보다 더 엄격한 윤리적 가치를 이루어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저희 청북교회의 예배당이 너무 낡아서 어쩔 수 없이 새로 건축해야 하는 형편이 되었습니다. 현대 한국교회의 위기를 불러온 요인 중의 하나가 무리한 건축, 무모한 건축이라고 봅니다. 우리 교회가 건강한 교회 건축의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예배당 규모도 지금 크기와 비슷하게 짓습니다. 교회 규모로는 작게 짓는 것이고, 예산도 작게 잡았고, 무엇보다도 성도들에게 건축헌금을 강요하지 않고, 작정헌금을 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한 것과 경상비를 아껴서 짓기로 했습니다.

 

주의 은혜로 더 부흥하면 예배를 한 차례 더 드리면 됩니다. 어느 분은 비전이 너무 작다고 하기도 하는데, 꼭 큰 것만이 비전은 아니라고 봅니다. 교회를 크게 건축해 놓으면 찬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특별한 일을 도모하려고 하기 보다는 복음을 전하는 일, 교회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일에 충성을 다해서 하는 교회를 이루어 나름 한국 교회와 사회에 모범이 되는 교회가 되었으면 하는 비전을 갖고 목회하려고 합니다.

 

* 귀한 말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인터뷰 정리 : 목사월드 정 진 목사)

 

* 청북교회의 지역과 이웃을 향한 사역들

 

(아동부연합성경학교)

 

 

(독거 및 장애인 가정에 전달하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

  

(청원구청 관내의 어려운 이웃 돕기)

 

(지역어르신 초청잔치)

 

* 박재필 목사님 약력

-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과/신학대학원 졸업

- 장신대 교역대학원 졸업(기독교윤리학 전공, Th. M. in Min.)

- 장신대 - 미국 McCormick 신학교 공동목회학박사(D. Min.)

- 장신대 대학원 박사과정 중(기독교윤리학 전공)

 

- 대전 KNCC 공동의장 역임

- 세계개척선교회(GMP) 대전지역 이사장 역임

- 대전극동방송 목회자자문위원회 총무 역임

- 한남대학교/대전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강사 역임

- 한아봉사회 이사

- 국제사랑재단 이사

- 한국교회 노인학교연합회 이사

- 일신학원(일신여중 여고) 감사

- 총회 MK사역위원회 서기

 

 

 

저작권자 목사월드

 

 

 

 

핫클립

  • . 등록된 뉴스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