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에 야합한 한국교회, 철저한 회개와 각성으로 본질 찾아야

추천 : 1  |  비추천 : 0  작성자: 관리자  |  2016-12-29 21:08

 
 

2016년 병신년 한 해는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얼룩진 끔찍한 해였다. 한 나라를 책임져야할 대통령이 자신의 오랜 우정(?) 관계에 있던 일반인에게 꼭두각시처럼 휘둘렸다는 사실에 국민 모두는 경악했다. 더 이상 참지 못한 국민들은 급기야 광장으로 몰려 나와 민주주의의 꽃을 피웠다. 8차례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국민들은 불의와 불법이 판을 치는 세상을 향해 보란 듯이 “정직한 사회, 공정한 사회, 함께 하는 사회”를 외쳤다. 성난 민심이 만들어낸 촛불의 일렁임은 정치권과 경제계로 향했고, 그 울림은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 이제는 헌법재판소를 정조준하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며 세상의 모든 어둠의 세력을 향해 정의가 살아 있음을 만천하에 고했다.


마치 IMF 사태 속에서 국민들 개개인이 금을 내놓아 위기를 극복했듯이, 최순실이 불러온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 스스로 목소리를 낸 것이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한국교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모두가 쌍심지를 켜고 대통령과 그 패거리들을 향해 울부짖을 때 점잖이 뒷짐만 지고 있었다. 오히려 대한민국의 국격을 최악으로 떨어트린 이들을 여전히 감싸 돌고, 해묵은 보수논리로 ‘물타기’하기에 바빴다.

진실을 거부한 한국교회

사실 최순실 게이트가 발발됐을 때 한국교회는 어떠한 연관성이라도 없게 발뺌하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최순실의 아버지이자 박근혜 대통령과 떼어놓을 수 없는 인물인 고 최태민 목사를 “목사가 아니다”는 말로 조금의 개연성도 남지 않게 하려고 애썼다. 연일 뉴스 보도에 ‘최태민 목사’라는 말이 나오자 목사라는 호칭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정통 교단이나 교계에서 인정한 신학 과정을 이수한 적이 없기에 목사가 아니라고 단정을 지었다. 하지만 최태민 목사는 과거 예장 종합총회에서 분명하게 안수를 받은 목사다. 이러한 사실은 이미 본보에서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한 전기영 목사(충성교회)의 증언에서 쉽게 알 수 있다.

전기영 목사는 “최태민 목사는 왜정시대 황해도 어느 한 경찰서 급사로 취직해 일하던 중 당시 경찰서 간부인 조현종 목사를 만났다. 최태민 목사는 당시 검사장에게 한통의 편지를 보낸 것이 실력을 인정받아 순경으로 특채됐다. 본인 말로는 당시 조현종 목사가 주는 정보를 독립군들에게 주어 독립군들이 검거되지 않도록 밀정 노릇을 했다고 했다. 이때의 인연이 된 조현종 목사가 종합 총회장으로 있을 때 거기에서 안수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렇게 사실이 명확한데도 한국교회는 “아니다”고 꼬리 자르기에만 급급했다. 그러나 전기영 목사의 증언이 아니라도 한국교회가 고 최태민 목사와 관계가 깊다는 사실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 됐다.

최태민 목사가 1975년 대한구국선교단을 창설하고, 비상시국 선언문을 발표하는 등 일련의 행동을 할 때 한국교회의 내로라하는 목사들이 동참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구국선교단이 창설한 기독십자군(구국십자군)에는 예장통합 강신명 목사를 비롯해 예장합동 최훈 목사, 감리교 박장원 목사 등 당시 반공주의에 앞장섰던 한국 보수교계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동참했다. 이들은 2박 3일 동안 사병들과 똑같은 영내 생활을 하면서 총검술과 사격 훈련, 작전술 등을 이수했다. 누구보다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할 목사들이 유신권력의 주변을 맴돌며, 엄청난 특혜를 누리고 민중을 핍박하는 독제권력에 동조한 것이다.

그런데도 반성은커녕 오늘 한국교회가 보여주는 모습은 가관이다. 연일 시국선언과 성명, 논평 등을 내지만, 속빈 강정에 불과하다.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정치권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진실은 뒷전에 둔 채 엉뚱한 입장으로 본질을 흐리고 있다. 여전히 불의에 야합하는 모습으로 모든 이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한국교회가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그들의 나팔수 역할에 빠진 것이다.

이 과정 속에서 세월호 막말 전력을 비롯해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하고, 5.16 쿠데타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광고 등을 신문에 게재한 최성규 목사가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에 올라 구설수에 올랐고, 분당이 현실화된 새누리당을 살려보겠다고 비상대책위원장에 인명진 목사가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소위 보수의 결집(?)을 주장하고 있는 일부 목사들은 온오프라인으로 모여서 ‘빨갱이’논리를 펴고 있고, 일부 노년의 목사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억에 담겨 일명 박근혜 대통령 동정론까지 펴고 있다. 나라전체가 들들 끓고 있는데, 이들의 이러한 처신은 개인은 물론 한국교회 전체를 욕되게 하고 있다.

과연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한국교회가 바른 길로 가는 것일까 되묻고 싶다. 분명한 것은 권력에 빌붙어 옳고 그름을 잃어버린 한국교회를 그 누구도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태가 이런데도 한국교회의 현실인지는 많이 느린 편이다. 이는 한국교회가 통계청의 종교인 숫자에 대해 자위하고 있는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번 결과는 이전 결과와 다소 차이가 나는 것으로, 그 원인을 한국교회는 설문조사의 잘못된 행태를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는 개신교와 천주교의 차이를 명확하게 하고, 이단들은 제외해야 한다고 당당히(?) 외치고 있다.

통합보다 분열을 획책

그러나 한국교회가 자화자찬을 할 때는 아니다. 이미 앞서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설 21세기교회연구소(정재영 소장)와 한국교회탐구센터(송인규 소장)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주)지앤컴리서치(지용근 대표)에 의뢰해, 만 20세 이상 개신교인 5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5일까지 온라인 조사를 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p), 한국교회 성도 3명 중 1명은 출석하는 교회를 떠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작금의 성도들 중 3분의 1이 사라질 수 있다는 소리다. 이처럼 한국교회가 ‘사상누각’인 상황인데, 개신교인의 숫자가 몇% 늘었다는 데에만 목을 매고 있다.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바로 3분의 1의 성도가 왜 떠날 의향이 있는지, 이들을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살펴봐야 한다. 그 답은 (주)지앤컴리서치의 설문조사에서 나왔듯이 세속화와 물질주의, 목회자의 자질부족, 사리사욕, 이기심, 양적팽창 및 외형의 치우침을 극복해야 한다. 이것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 아무리 성도가 늘었다고 손뼉 치며 좋아해도, 마치 대나무가 쩍쩍 갈라지듯 한국교회의 붕괴는 순식간에 일어날지 모른다.

한국교회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무엇보다 앞서 세속화의 물결에서 벗어나 오직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는 모습으로 회귀해야 한다. 교회가 교회다운 모습을 보이도록 본질을 되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갈리고 또 갈라진 한국교회가 하나님 안에서 하나로 모아져야 한다. 하나됨에 있어서는 그 어떠한 이권이 개입되어서는 안된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서로를 보듬어야 한다.

이처럼 길은 이미 정해져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녹록치 않아 보인다. 작금의 한국교회는 유독 하나됨에 있어서는 미흡하다. 이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의 통합을 위해 구성됐다는 교단장회의 주도의 ‘한국교회통합추진위원회’가 결국에는 제3의 단체로 출범하는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은 당초 제3의 단체를 설립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아니’라며 성탄절 선물로 내놓겠다는 의지까지 보였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한국교회 전체가 원하는 아름다운 모습(?)의 통합은 갖추지 못했다. 7개 교단 중심으로 출범한다고 공식 선언까지 했으나, 후폭풍도 감지된다.

우선 한기총에서 이단문제 선결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갑작스럽게 세계복음화전도협회를 행정보류 시켰으나, 절차 등의 문제로 실효가 없어 보인다. 이는 ‘토사구팽’격으로 자신들의 받은 단체를 이제 와서 내치는 상황에 모두는 의아해하고 있다.

여기에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 논의임에도 정작 당사자인 한교연을 배제하고 간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통합추진위원 변경 등 한교연에서 내건 조건을 모두 무시한 채 굳이 다급하게 통합을 추진하는 저의에 대해서도 의심이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군소교단들을 배제하거나, 신학교가 없는 교단은 철저히 내쳐질 것으로 예견되어, 곳곳에서는 이들이 내놓은 통합의 구실이 과연 한국교회 전체를 위한 것인지 되묻고 있다. 통합을 위해 의욕적으로 내놓은 것이 또다른 분열을 야기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곧 특정 개인, 특정 교단, 특정 단체들의 욕심이 한국교회 전체의 하나됨을 망치는 꼴이다. 이러고도 당당하게 한국교회를 위해서였노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지켜볼 일이다.

이처럼 2016년 한 해 한국교회는 칭찬받을 일보다는 꾸짖음을 받아야 할 부분들이 많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 보여준 정치권에 야합하는 모습이라든지, 통합이라는 구실로 분열을 획책하는 모습이라든지 어느 하나 옳은 모습은 아니었다. 반성하고 또 반성해야 한다.

그렇다고 여기서 주저앉아 멈추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무엇을 잘못했는지, 진정을 담아 회개하고, 영적인 각성을 통해 갱신해야 한다. 그리고 진정 하나님의 교회로 거듭나 어둠으로 가득한 이 세상을 환하게 비춰야 한다. 세상이 더 이상 교회를 걱정하지 않도록, 교회가 세상을 온전히 보듬을 수 있도록 변해야 한다.

2017년에는 한국교회가 진정 하나가 되고, 국민들보다 먼저 바른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교회 밖 울타리를 넘어 이 땅의 소외된 이웃을 향해 낮은 자의 자세로 섬김의 본을 보이길 간절히 기도한다.

 

<발췌 : 기독교한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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