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국정교과서 편들어주기

추천 : 0  |  비추천 : 0  작성자: 관리자  |  2015-11-03 21:39

기존 검인정교과서의 종교편향 부분에 대해서만 문제 삼았던 한국교회가 중립을 지키지 못한 채 대놓고 국정교과서 편들어주기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양병희 목사) 등 보수기독교 단체가 함께 구성한 한국기독교 역사교과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2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한 것.

당초 공대위는 앞선 8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교육부를 향해 한국사 교육과정에 나타난 종교편향과 기독교 차별에 대해서 사과하라고 촉구하고, 기존 검인정교과서를 부정했다. 더불어 전국 5만 교회를 통해 박근혜 정부의 종교편향 실상과 기독교차별을 알릴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2주일 만에 공대위는 교육부의 역사교육과정과 집필기준에 나타난 종교편향을 시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 초심을 배제한 채,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적극 찬성하는 모양새로 돌아섰다. 야당의 강력 반대, 학생들의 촛불시위, 시민단체의 피켓시위, 서울대 역사계열 교수들의 집필거부 등 국정교과서로 인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종교편향의 논조는 쏙 빼놓은 채 국정교과서 편에 선 것.


실제로 공대위가 준비한 22한국사 교과서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의 대토론회 장은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한 토론회의 자리라기보다는 검인정교과서를 강력 비판하고, 국정교과서를 칭송(?)하는 성격이 강했다. 겉모습은 토론회였지만 실상은 자유경제원, 바른교육 학부모연합, 조갑제닷컴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보수세력들이 발제자로 참석했고, 국정교과서를 찬양(?)하는 청중들로 가득했다.


한국교회 안에서도 양병희 목사를 비롯해 엄기호 목사, 소강석 목사, 길자연 목사, 하태초 장로 등 내로라하는 교계 인사들이 국정교과서를 찬성한다는 입장에서 당당히 현장을 찾았다. 각 발제들은 종교편향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은 온데간데없이 좌편향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만을 담았다. 심지어 친일을 미화하거나 독재정권을 두둔하는 내용까지 등장했다. 특히 바른부모 학부모연합 에스더 김 대표가 역사교과서와 학부모란 제목의 지정토론에서 쏟아낸 발언들은 다소 무리가 따랐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아무리 보수논객들로 가득한 곳이라고 해도 통용이 되는 말과 그렇지 않은 말이 있는데, 국정교과서와 검인정교과서의 문제점을 따지기보다는 줄곧 보수색채만 내세웠다는 입장에서다. 실제로 김 대표는 지정토론 도중 몇몇 부분에서 국정교과서를 너무 앞세운 나머지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뒤 대한민국 70년사 속에서 우리 국민은 더더욱 어떤 독재도 용인하지 않았다”,

이승만, 박정희의 장기집권, 전두환 폭력정권은 국민들이 내렸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당시 친일파로 활동했던 사람은 없다”, “친일파 자손들이 혜택을 누리고 있으니 그들도 친일파로 부를 수 있다는 억지는 연좌제도 아니고, 그런 식의 정죄를 하기 시작한다면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5.16은 무혈혁명이었고, 정권을 잡았고, 대다수 국민들의 많은 지지를 받으면서 산업화를 이룬 공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현재 좌편향 검인정 교과서들은 대한민국의 혼을 죽이는 도구다등 도가 지나친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기도 했다.


또한 전태일의 동상, 이한열의 죽음, 박종철, 노동자 탄압 등의 사진들을 통해 공권력에 대한 강한 저항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림들만 봐도 지긋지긋해지며 분노가 이는 형편없이 부끄러운 역사로 대한민국 70년 현대사가 좌편향 검인정 한국사에 편집되어 있다고 논지에서 벗어나 삽화나 그림들의 분위기 등을 따져 울분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이날 대토론회에서는 진보와 보수진영의 다툼을 조장할 수 있는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들이 몇 차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최주관을 담당한 한국교회는 이러한 주장들에 대해 특별한 제지 없이 오히려 이들의 의견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교회가 주일학교 시간에 한국사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동조의 입장을 폈다. 오히려 한 목회자는 해악을 끼치는 교사들과 비양심적 역사학자들이 다 물러가고, 참된 교사와 양심 있는 역사학자들이 조국의 역사를 바로 잡기를 소망했고, 또다른 목회자는 대한민국을 부끄럽게 여기고 수치스럽게 여기는 역사교과서 내용은 당연히 수정해야 한다며 국정교과서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들로 인해 누구보다 중립에 서서 역사교과서를 바라봐야할 한국교회가 종교편향에 대한 입장전달이 아닌, 스스로 편가르기의 주동자로서 나섰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을 전망이다. 그것도 한국교회를 대표한다는 한기총과 한교연, 한장총 등 연합기관들이 그 중심에 있었다는 점에서 한국교회가 역사를 왜곡한다는 책임소재를 회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발췌 : 기독교한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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