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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패러글라이딩
조회 100 추천 0 비추천 0 2016-08-31 17:23 작성자 : 산골어부

목사의 패러글라이딩

 

환갑도 벌써 지난 나이에 딸아이들의 성화에 떠밀려 패러글라이딩을 타보고난 감회를 쓴 지난 번 글에 처음 경험하는 불안과 감동의 느낌과 기분을 적어보았거니와 이제는 흠... 조금은 당시의 공중부양(!)의 흥분이 가라앉은 상태가 되어서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찬찬히 돌이켜 생각해보니 또 다른 깨달음이 오는 것이 있어서 글로 남겨 두려합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까지는 패러글라이딩을 타고자 하는 당사자가 필히 높은 산벼랑이나 그렇게 높이 만들어 놓은 시설 등 아무튼 높은 곳에서 까마득한 아래를 향하여 냅다 뛰어내려야 한다는 것은 어느 활공장에서나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놀이 공원 속의- 무서운 속도로 갑자기 하강하는 드롭타워, 360도 돌아가는 롤러코스터, 발목에 걸은 줄 하나에 의지한 번지점프... 그리고 급기야는 하늘을 나는 비행기에서 아직 펼쳐지지 않은 낙하산을 짊어진 채 뛰어 내리는 스카이다이빙... 등등은 그 모두가 크게 다칠 수 있거나 자칫 생명까지도 잃을 만한 위험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위험의 정도가 높을수록 사람들은 짜릿한 즐거움을 얻으며 무섭고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모양들도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볼만합니다.

 

그냥 눈 딱 감고 저 아래로 냅다 뛰시면 됩니다.”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글라이딩 강사와 짊어지고 있는 낙하산 그 두 가지를 전적으로 신뢰하며 안전할 줄 믿고 절벽으로 내달려 천길 아래로 뛰어내리는 사람들-!! 참 대단한 믿음인 것이지요. 가만히 따져 보면 그 강사 된 사람은 그날 내가 처음 만난 사람이고 짊어진 낙하산도 그것이 온전한 것인지 내가 직접 점검도 시험도 해보지 않은 것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어찌 보면 생명이 걸린 일이기도 한데 그렇게 생전 처음 본 낯선 사람을 믿고 또 낯선 기구를 믿으면서 절벽 아래로 휭- 뛰어내릴 수 있는 것인지-

 

목사인 제가 설교 중이나 성도들에게 하는 말 중에는 아마도 믿어야 합니다.” 라는 것이 가장 많을 것입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나를 지켜 보호하여 주시고 또 역사하여 주실 줄을 믿고 그 뜻하심에 나를 맡기고 또 그 정해주신 방향으로 나를 내 던지기도 하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였을 때 온전히 이루어주실 줄 믿고 망설임 없이 자신을 던지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의심하고 두려워하고 불안해서 망설이고 주저 앉아버리고 낙담하고 실망하거나 절망하면서 오히려 자신의 신앙과 믿음을 내려놓는 이들도 있습니다.

 

믿지 못하고 의심하며 불안해하고 두려워하기 때문인데- 패러글라이딩을 하기 위해서 그렇듯 기꺼이 상당한 요금까지 지불하면서 강사의 손에 이끌려 산꼭대기까지 올라와서는 뛰어 내리라-”는 말 한마디에 그 모든 사람들이 크게 망설임 없이 천길 벼랑으로 냅다 달려가는 것을 보니- (그 중에는 나처럼 성도된 이들도 많을 텐데-) 그 강사의 말 한 마디와 짊어진 낙하산의 활짝 펴짐을 그렇게 굳건히 믿는 것처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하여서도 그러한지 궁금해지면서- 다른 사람들은 차치물론하고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내가 이렇게 사람의 말을 믿고 낙하산을 의지하며- 시키는 대로 완전히 복종하여 목숨을 걸고 천길 절벽에서 뛰어 내리는구나-”

 

물론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가지로 실험과 시험을 계속하여 안전하다고 검증 확인된 도구이며 기구이고 또 그 방면에 역시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자격을 갖춘 전문가들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서 사고의 위험이 전혀 없다거나 또는 이전에 사고의 예()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보면- 누가 무어라고 하여도 과연 대단한 믿음과 신뢰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 분명합니다.

 

목사 되었기 때문이겠지요. 그렇듯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놓은 놀이기구 패러글라이딩을 타보면서 제 입에 붙어있는 믿음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 번 골똘히 생각해보게 됩니다. 과연 우리 믿는 이들은- 그래서 크리스천이라고 불리는 이들의 믿음의 현주소는 어디까지에 있는 것일까... 종교개혁자 루터는 오직 믿음(Sola fide)’을 외치며 성도는 그것으로 살고 죽어야 함을 설파하였고 500년이 지난 지금도 역시 소중한 믿음성장과 신앙이정의 말씀으로 성도들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바이기는 하지만 과연 오늘날 오직 믿음으로 나의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어쩐지 저 아래 저 멀리 까마득해 보이기만 하는 은혜의 바다를 향하여 망설임 없이 의심과 두려움의 벼랑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은 누구이며 얼마나 될까...

 

그렇습니다. 누구라도 일순 무섭고 불안하고 의심나며 두려워서- 지금 행동하여야 할 시점의 코앞에서 망설이게 되기는 하지만, 그러나-!! 일단 한 번 눈을 질끈 감고, 이빨을 앙당 물고 뛰어내리기만 하면- -!! 두둥실- 모든 것들이 발아래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으며 편안한 자세로 또 평안한 마음으로 이제껏 알지 못했고 경험하지 못하였던 즐거움과 감동을 체험하게 됩니다.

 

곧 성도들이 믿음으로 내디딜 때 얻게 되는 은혜의 체험과 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요. 허허. 물론, 패러글라이딩이 곧 하나님의 은혜라는 단순도식은 아니지만, 저의 경우에는 그 경험을 통하여서 아하, 하나님의 은혜 역시 이렇게 얻게 되고 또 주어지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교훈과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패러글라이딩- 아직까지는 그렇게 냅다 뛰어내려야만-’ 하는 위험한 활공방식이기에 오히려 좀 더 안전하고 편안한 활공 방식이 나오기 전에 한 번 경험하여 볼 것을 권면 드립니다. 혹 성도이십니까? 잠시 아찔한(!!!) 순간을 넘어서기만 하면 둥실-둥실- 하늘에 떠있게 되는데- 그때 거기에서 나의 믿음과 내가 받은 은혜 그리고 받을 은혜를 돌아보기도 하고 떠올려 보기도 하면서 저 아래 조밀-조밀 펼쳐진 세상을 바라본다면- 일생동안 가지고 갈 유익하고 감사한 믿음과 신앙의 좋은 체험으로의 추억이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산골어부 김홍우 목사 2016-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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